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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Finally Finished Case 오늘 부로 장장 4개월 정도를 이모저모로 얽혀 있던 사건이 끝이 났다. 아직 코비드19 상황 하에 있는 터라 재판은 다수가 전화로 연결한 상태로 진행되었다(teleconference). 원래는 사흘 동안의 재판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사전에 검사측과 변호사측이 협의하여 피고가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빠르게 끝나는 쪽으로 진행되었다. 내가 정리한 바로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었다. - 신속하고 낭비 없는 법 집행 (judicial administration, 재판 일정이 사흘로 잡혔지만 통역 과정이 들어가면 족히 닷새로 늘어날 가능성이 큼) - 공익 (public interest, 외국인이 들어와 범죄를 짓고 그냥 나간다는 인상을 주면 안 됨) - 정의 실현 (Justice administraion) - 거.. 더보기
유년기의 끝_Childhood's End 이렇게 많은 여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1세기 전만 해도 엄청난 문제들을 야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은 이런 문제들 대부분을 해결해 주었다. 잘 교육받은 사람들은 권태에 빠지지 않았다. 문화는 예전이라면 환상적이라고 여겨졌을 만한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인류의 지능이 높아졌다는 증거는 없었지만, 처음으로 인류는 자신의 두뇌의 모든 기능을 완전히 사용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p. 162 처음에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잰은 곧 정신을 차리고 여기서는 어떤 선입견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잰의 정신은 그의 감각이 뇌의 감추어진 방으로 전달하는 어떤 메시지도 놓쳐서는 안 되었다. 이해하려 해서는 안 되었다. 오로지 관찰만 하면 될 뿐이었다. 이해는 나중에 오는 것이거나, 아니면 아.. 더보기
법정 용어_Indictment [ɪndaɪtmənt] 검사 측에서 indictment 내용을 결정했다고 한다. 변호사(Counselor) 측에서 자료를 넘겨 받았는데, 대비 절차를 진행하는데 문제가 있어 결국 오늘은 다음 심리 날짜만 결정을 하고 휴정되었다. 그 가운데 법정 서기가 통역사 증언문 문구를 찾지 못해서 15분 정도 기다리는 데만 시간을 쓴 것은 안 비밀. 처음 [ɪndaɪtmənt]라는 발음을 들었을 때 뜻은 이해했으나, 나도 모르게 inditement라고 메모를 남겼다. 마음 어디에선가 이 단어는 철자랑 발음이 괴리가 있었던 단어야 라고 말하는 소리가 있어 찾아 보았더니 역시나... indictment [ɪndaɪtmənt] : 2번의 공소, 기소라는 의미 1. If you say that one thing is an indictment of.. 더보기
남을 비판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When dealing with people, let us remember we are not dealing with creatures of logic. We are dealing with creatures of emotion, creatures bristling with prejudices and motivated by pride and vanity. from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 by Dale Carneige 인간 관계에서 기억할 것은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대상이 논리적 동물이 아니라, 감정적 동물이라는 사실이다. 편견으로 가득한데다 자존심과 허영에 의해 움직이는 그런 존재 말이다. 아무리 정당한 비판이라도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비판을 받아들이기 보다.. 더보기
Bail Hearing_보석 허가 결정 공판 법정 통역을 하면서 처음에는 생소한 단어들 때문에 아는 단어도 들리지 않는 일이 많았다. 또한 영어로 이해는 가지만, 우리말로 어떤 말이 가장 정확할지, 뜻은 맞지만 너무 일상어를 쓰는 것이 아닌지, 우리말이지만서도 법률 용어가 생소하게 생각나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래도 어느 정도 익숙해진 만큼 생각나는 것 위주로 기록을 해보고자 한다. 캐나다에서는 피고인을 the defendent 대신 the accused라고 하고, 검사는 the prosecutor라고도 하지만 the crown (attorney)라고도 한다. 그리고 처음 증인석에 서면 성경책에 대고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선서(swear)를 할 것인지, 무선서 증언(affirmation)을 할 것인지 택하게 된다. 종교적 자유에 따른 것이다. 선택을.. 더보기
열흘 남짓 경험한 법정 통역의 기록 오늘로서 일곱 차례에 걸쳐 법정 통역을 경험했다. 그리고 왠지 지금 입안에 남는 것은 씁쓸함이다. 두 사람의 피고인은 아무도 보석 공판을 받지 못했고, 결국은 교도소로 이감이 되었다. 처음 체포된 것이 2월 26일이었으니 14일이 지난 것인데, 사흘 안에 진행된다고 했던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색하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그들에게 있다. 애초에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도 그들이고, 처음부터 거짓말로 일관했던 것도 그들이다. 그러나 보석공판이 계속 미루어 지면서 새로운 불리한 사실들이 속속 발견된 것을 생각해 보면, 보석공판이 때맞추어 진행되었다면 그런 사실 발견 전에 보석금을 내고 풀려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두 차례에 걸쳐(그것도 금요일과 월요일) 악천후로 인해 법정.. 더보기
books_ 개밥바라기별_황석영 내가 뭘 바라고 이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감성적인 책을 읽고 멜랑콜리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였을 수도 있고, 변역되지 않은 우리말의 깊은 맛을 즐겨 보고 싶었던 것도 같다. 확실히 처음에는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잠재력이 느껴졌다. 첫 장을 읽고나선 기대감으로 반짝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리뷰와는 달리, 명성과 달리, 나에게는 처음 느낌이 다였다. 첫 부분의 내용이 책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 느낌. 새로운 것도 충격적인 것도 참신한 것도 없이 일관적(?)으로 그저 달려가는. 책 뒤로 가면서 읽는 속도는 더욱 빨라지면서 집중력은 흐려졌다. 결국 끝까지 같은 느낌으로 계속 이어질 알고난 후에는 어서 빨리 읽기를 끝내고 책장을 덮고만 싶었다. 그 와중에도 수확은 있었다. 개밥바라기별이 금성이라는.. 더보기
books_두 도시 이야기 A Tale of Two Cities 찰스 디킨스 It was the best of times, it was the worst of times, it was the age of wisdom, it was the age of foolishness, it was the epoch of belief, it was the epoch of incredulity, it was the season of Light, it was the season of Darkness, it was the spring of hope, it was the winter of despair. 매우 유명한 첫 부분이다. 최고의 시절이었고 또 최악의 시절이었으며, 지혜로운 시대이자 어리석은 시대였으며, 믿음의 시기이면서 쉽게 믿을 수 없는 시기였고, 빛의 계절인 동시에 어둠의 계절이었고, 희.. 더보기
글을 쓴다는 것, 글이 남는다는 것 나이가 들수록 글을 쓰고 글이 남는 것의 무게가 더욱 무겁다. 블로그 문을 열어 놓고 글 몇 개 없이 방치하는 나를 합리화시키려는 말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건, 예전에는 쉽게 썼을 글도 이제는 부쩍 부담스럽다는 사실이다.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을 텐데 라고 생각했다가도, 그래도... 하는 생각에 의식하게 되고, 나중에 보았을 때 오그라드는 글만 남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에 한 문장 한 문장이 조심스럽다. 위 사진은 11월에 길가에서 꺾어온 들풀을 꽂아놓고 찍었다. 가게에서 살 수 있는 꽃도 물론 아름답지만, 길에서 방치되어 가고 있는 이름 모를 꽃들이 아쉬워 하나둘 꺾어 온 건데, 한데 모아 창가에 두니 맑은 하늘과 어울려 훨씬 더 정감이 가고 아름다웠다.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어 키보드를 잡.. 더보기
2020 눈폭풍 snowarmageddon 지난주 금요일, 세기의 눈폭풍이 이곳을 강타하고 지나갔습니다. 비록 폭풍이 몰아친 건 금요일 하루였지만, 그 짧은 시간에 투하된 약 80센티미터의 눈더미는 도시가 작동하는 데에 많은 제약을 걸었습니다. 벌써 6일째 비상사태(the state of emergency)가 선포된 상태로 도로는 통제되고, 사업체는 임시휴업에 들어가고 사람들은 자택감금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악명높은 날씨를 보유한 이곳이라 해도,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은 37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급기야는 뒷수습을 위해 군대까지 파견되어 날아왔고, 라디오에서는 하루 종일 이어서 재난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다행이도 우리 집은 전기도 끊기지 않았고, 식량도 넉넉히 비축해 두었기 때문에 폭풍 당일 날도 오히려 따뜻한 실내에서 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