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썸네일형 리스트형 토지 18권 발췌_옛사랑, 그리고 일본인의 성향 거대한 총독부 청사, 그 위용을 자랑하는 건물을 등 뒤로 하고 걸어 내려온 명희는 서대문쪽에서 나타난 저차에 올랐다. 불및은 환했으나 전차 안에는 드문드문 승객들이 웅크리듯 앉아 있었다. 앉을 자리는 있었지만 명희는 손잡이를 잡고 서서 차창 밖 서울의 겨울밤을 내다본다. '그 몰골을 하구서, 살아 있는 것이 기적만 같은 그 몰골을 하구서 평화스럽고 밝은 웃음이, 이상하다, 이상하다.' 건물에서 기어나온 불빛이 보도 위에 깔려 있었다. 건물에서 기어나온 불빛에 따라, 오렌지색 연갈색 진회색 등으로 보도는 얼룩져 보였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빛은 어둠 같았고 어둠은 빛 같았다. 그리고 골짜기에 등불 하나가 가고 있었다. 명희는 혼돈하면서 흐러져가는 의식을 곧추세우듯 매달린 손잡이를 얼굴 중심에 놓고 발돋움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