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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 대한 윈스턴 처칠의 명언 20대 대선이 막 끝난 요즘, "모든 정부는 그에 걸맞는 정부를 가진다. (Toute nation a le gouvernement qu'elle merite.)"는 말이 다시 많이 들린다. 어디선가는 이 말을 윈스턴 처칠이 했다고 쓴 걸 봤는데 사실 이 말은 프랑스의 조제프 드 메스트르(Joseph de Maistre)가 1811년에 한 말이다. 그렇담,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민주주의에 대해 무슨 말을 했을까?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나에게 가장 와닿은 말은 이 말이었다. The best argument against democracy is a five-minute conversation with the average voter. 직역하자면 '민주주의에 맞서는 최고의 논거는 평.. 더보기
캐나다 입국제한 조치 완화 (2022년 2월 28일자) 2022년 2월 28일 12:01AM부로 캐나다 입국에 관련한 방역조치가 대폭 완화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PCR 검사 대신 항원 검사(antigen test)로도 사전검사를 대신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고, 입국 검사(arrival test)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격리 의무 규정도 해제되어서 격리 없이 검사 결과를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10일간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단, 항원 검사는 임의로 자가로 하는 건 인정되지 않고 공인된 곳에서 실시된 것만 인정이 된다. 예를 들어, pharmacy, laboratory, healthcare entity or telehealth service.... 그런데 또 캐나다 국내 판매나 유통이 허가된 업체 것만 써야 하고 (아마도 .. 더보기
근원을 알 수 없는 불안감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토지 18권 발췌_옛사랑, 그리고 일본인의 성향 거대한 총독부 청사, 그 위용을 자랑하는 건물을 등 뒤로 하고 걸어 내려온 명희는 서대문쪽에서 나타난 저차에 올랐다. 불및은 환했으나 전차 안에는 드문드문 승객들이 웅크리듯 앉아 있었다. 앉을 자리는 있었지만 명희는 손잡이를 잡고 서서 차창 밖 서울의 겨울밤을 내다본다. '그 몰골을 하구서, 살아 있는 것이 기적만 같은 그 몰골을 하구서 평화스럽고 밝은 웃음이, 이상하다, 이상하다.' 건물에서 기어나온 불빛이 보도 위에 깔려 있었다. 건물에서 기어나온 불빛에 따라, 오렌지색 연갈색 진회색 등으로 보도는 얼룩져 보였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빛은 어둠 같았고 어둠은 빛 같았다. 그리고 골짜기에 등불 하나가 가고 있었다. 명희는 혼돈하면서 흐러져가는 의식을 곧추세우듯 매달린 손잡이를 얼굴 중심에 놓고 발돋움하.. 더보기
개에게 목을 물린 신년의 추억 작년 1월 1일 자정이 갓 넘은 시각, 나는 지인의 집에서 열린 신년맞이 파티에 참석해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불꽃놀이부터 시작된 파티였기에 12시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대부분의 가족 단위 손님들은 집으로 돌아갔고, 우리는 9시 넘어 늦게 참석한 만큼 얼마간 더 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 집 부부는 불테리어 종의 개를 오래 전부터 키우고 있었다. 하얀 색에 눈이 작고 뭉뚝한 코를 가진 못생기기로 유명한 종이었다. 가끔은 그 못생김이 귀엽게 보이는 때도 있다고 하지만, 원래 나는 큰 개를 무서워하기에 그 개와 여러번 만나면서도 딱히 살갑게 지내지 못했다. 다만, 잘못 보였다가 해코지라도 당하면 어떨까 무서워 나도 딴에는 눈치를 보며 내 곁에 와서 얼쩡거릴 때는 머리를 쓰다듬어주기도 하면서 잘 지.. 더보기
캐나다에서 비비고 만두를 사다! 제가 사는 곳은 캐나다에서도 아주 변두리라서 한국 음식뿐 아니라 아시아 식재료가 흔치 않습니다. 그래도 이젠 대형 식료품점에서 제한된 종류의 농심/팔도/삼양 라면을 살 수 있고 고추장이나 고추가루, 된장 등도 드문드문 들어오고, 도시락 김도 늘 살 수 있으니 처음 이곳에 온 10년 전에 비하면 아주 괄목상대할 수준이지만 말이죠. 아시아 식료품점이 두어 군데 있긴 해요. 하지만 거의 중국 식료품을 주로 취급하고 한국 식품은 기초적인 것에만 그쳐서 별로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답니다 신기하게도, 판매하는 상품에 한해서는 캐나다 대형 마트의 가격이 더욱 싸기도 하고요. 그런데 코스트코에 비비고 만두가 있다고 해서 멤버쉽 있는 시누를 따라 다녀왔답니다. (캐나다에서 가장 큰 코스트코가 이곳에 있다는 것도 살짝 자랑.. 더보기
신칸센 비용과 일본인의 사고 3년 6개월간 일본에 사는 동안은 여행을 참 많이도 했었다. 뼈속 깊이 한국인인 나라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어느 정도 적대심이 없지는 않은지라 그곳에 살던 모든 순간이 즐거웠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딘가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할 때만은 꽤나 즐거웠던 것 같다. 때론 여행하는 것도 피곤하다고 계획을 짜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냐고 투덜거렸던 것은, 내가 복에 겨워 정신을 못 차렸던 걸로... 그런데 끝까지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한 가지 문화(?)가 있다. 나는 신칸센이 너무 비싸 늘 할인 항공권을 뒤져 국내여행을 다니는데, 외국인들은 JR패스다 뭐다 하고 너무도 싸고 편하게 신칸센 여행을 하는 거다. 예를 들어, 도쿄에서 홋가이도를 간다 치면 1인 편도가 30만원 정도이니 단순 왕복만 60만원이 든다.. 더보기
인실의 생각, 토지 14 (4부 2권 발췌) "어떤 선배 언니가 한 얘긴데요. 남녀동등주의의 여자들 꼴불견이라는 거예요. 물 빠진 나무막대기 같은 여자라 혹평하면서 그들 주의나 사상에는 인간에 대한 휴머니티의 뒷받침이 없고 에고이즘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거예요. 자기 처지에 대한 불만, 원망, 열등감 그런 것 때문에 핏대를 세우거나 아니면 시류를 좇아가는 의식화되지 못한 경박함, 해서 자칫하면 여성의 특성이 향상되기보다 말살되는 결과가 된다, 남녀는 다 같이 서로 장단점은 있게 마련이라는 거지요. 동시에 남자 제일주의, 뽐내는 남자들은 여자를 소유물로, 종으로, 아이 낳는 존재로 생각하며 사사건건 여자가, 여자 주제에, 그런 남자 치고 잘난 사람 없다 그런 말도 했어요. 남녀동등을 부르짖는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남자로서 자신이 없고 열등감에 사로잡혀서.. 더보기
生死의 瞬間 '답댑이, 불 앞에 아아 앉히놓은 것맨치로 늘 걱정이구마.' 목소리는 지금도 귓가에 또렷하고, 바위의 파아란 이끼 빛깔도 선명하다. 수술이 끝난 뒤 의식을 회복했을 때 홍이 맨 먼저 생각한 것도 그 일이었었다. 금지옥엽, 목심겉이 니를 키운 월선이도, 저승이사 멀다 카지마는 영신은 오고 간께, 판술네 말이 새삼스럽게 폐부를 찌른다. 그리고 그 환영에 대한 이야기가 쉽사리 입 밖에 나오지 않는 까닭이 무겁게 가슴을 내리지른다. 왜 순순히 말 못하는가, 꺼릴 것이 조금도 없는데. 잊는다는 것, 잊고 싶어한다는 것. 화창하게 열려 있떤 봄날이 시든다. 개나리 진달래의 맑은 빛깔이 검푸른 수박색 이끼로 변한다. 그늘이 드리워지고 음산해지고 찌꺼기가 수없이 내리앉으며 마음이 머들거린다. 영팔노인 내외로부터 차츰 .. 더보기
가을, 책 한 구절 그래도 홍이는 그 밖에도 볼일이 있을 것만 같았다. 앞으로 열흘 남짓 지나면 추석이다. 추석은 평사리에 있는 아비 곁에서 보내야 한다는 생각만은 확실하다. 부산을 떠나 온 목적도 그것 때문이다. 그러나 평사리로 직행하지 않고 진주로 돌아온 이유는 막연하다. 아마 장이를 만나고 싶어 그랬겠지. 그렇다면 저만큼 보이는 장이 집으로 왜 달려가지 않고 민적거리는 걸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홍이는 죄의식 때문에 진주로 왔다. 장이에 대한 죄의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순수하게 느낄 수 있는 죄의식이지만 다른 또 하나의 죄의식, 밟아 뭉개고 싶지만 훨씬 더 쓰라리고 괴로운 감정, 때문에 진주로 왔다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그것은 어미에 대한 것이다. 설령 어미가 바위 같은 강자요 자신은 모래알 같은 약자일지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