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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what you eat is what you are

일주일 밥상 기록 #7

 

 

 

 

 

 

 

지난주 금요일은 이곳에 두 번째로 코로나로 인한 비상 락다운이 시작되었다. 한 고등학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운동하는 젊은 아이들이 퍼뜨린 경우여서 전염 속도도 엄청나게 빨랐다고 한다.  매일 한 자리수로 나오던 확진자 수를 갑자기 세 자리수로 치솟게 하는 건강한 젊은이들의 아이러니한 위엄.

 

이럴 때면 꼭 뭐라도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 싶은 우리집 바깥분은 그걸 핑계로 Terre에서 뭐라도 사오고 싶어했고, 그래서 고추오일에 절인 홍합 두 병과 치킨리버무스 하나의 주문을 넣은 후 받으러 갔다. 그걸 포함해 구성한 치즈플레이트로 금요일 저녁을 맞았는데, 저 11minutes 와인은 로제 와인임에도 내가 싫어하는 금속 맛(?)이 나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역시나 두 잔 이후로는 충분하다 생각이 들었지만... 

 

 

 

 

 

 

 

 

금요일에 만들어 놓은 수플레치즈 케이크를 냉장고에 식혔다가 토요일 아침에 먹었는데, 머랭이 잘못 되었는지 아래부분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설탕을 줄이지 말았어야 하는 건가. 아무래도 머랭 때문에 생긴 문제 같은데 이상하다. 이번에는 달걀 흰자도 차갑게 신경을 썼는데. 베이킹을 할 때 처음 시도하는 것의 결과가 두 번째 세번째 보다 더 잘 나오는 현상이 있다. Beginner's luck은 왜 생기는가, 그리고 품목을 가리지 않고 왜 계속해서 생기는가. 

 

토요일 저녁엔 간단히 감자튀김이 먹고 싶어 우리집 주말 전속 요리사께 부탁했다. 양심에 찔려 야채도 같이 볶아달라 했고.

 

 

 

 

 

 

 

 

오옷, 아침 브런치 플레이팅을 너무도 상큼하게 해주셨길래 칭찬을 아끼지 않았더니.... 칭찬이 고래는 춤추게 해도 심미안을 길러주지는 못하나보다. 고구마 오븐 구이와 플랭크 스테이크.... 맛이 아까웠던 비주얼이라고 말하면 설명이 될까 모르겠다. 

 

 

 

 

 

 

 

 

이번주는 내가 바빠서 4일 내내 해주는 음식을 감사히 받아먹었다.  역시 非고기가 주가 되는 내 밥상과는 다르게, 육식파 밥상이 된다. 이상하게 체중도 같이 정비례로 오른다. 섭취량은 항상 같은 것 같은데, 대체 내가 모르는 어떤 고칼로리 재료를 넣으시는 걸까. 

 

 

 

 

 

 

 

 

하루 정도는 육식을 피해 보자는 내 제안에 먹게 된  목요일의 스파게티. 육식은 피하지만 고칼로리는 피하지 못했다.  하루 종일 지친 뇌에 듬뿍 당분을 공급해 주시니 그걸로 되었다고 위안을 삼는다. 간만에 추억에 젖게하는 익숙하고 진득한 맛에 자꾸만 포크가 가기도 했다. 다만... 춥고 눈이 쌓여서 나가지도 못하는데 이 잠재적 살은 어째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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