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없어서 못 먹는 그 귀한 우니/성게를 이곳 사람들은 거의 먹지 않는다. 깨끗한 대서양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에서 보통 식용으로 여겨지는 바다 생물은 대구, 연어, 가리비, 홍합, 랍스터, 새우, 생굴 정도가 다. 어라, 쓰고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종류가 많네. 아무튼 성게는 이곳에서 잡히는 청정 해산물인데도 인기가 없다. 오죽하면 성게 알맹이보다 성게 껍데기로 만든 성게 램프가 장식품으로 더 인기가 많을까. 알맹이로 추수하는 것은 거의 일본으로 항공 운송된다고 알고 있다.
다행히 남편이 아는 다이버가 있어 우리는 2년째 제철마다 조금씩 저렴하게 구입하여 즐기고 있다. 올해도 제철을 맞아 직접 공수해 온 우니를 개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째 배가 불렀는지 한 통을 먹고 나니 더는 생으로 먹고 싶지 않았다. 사람 마음이 간사하다더니, 없을 때는 그렇게 먹고 싶더니...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라더니.... 우니만은 언제도 아까워서 못 먹지 안 먹지는 않을 줄 알았는데. 그러고 대신 먹은 것이 인스턴트 냉동 식품 버팔로 치킨윙.
- 한계 효용: 일정한 종류의 재화가 잇따라 소비될 때 최후의 한 단위의 재화로부터 얻어지는 심리적 만족도.
-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 일정한 기간 동안 소비되는 재화의 수량이 증가할 수록 재화의 추가분에서 얻는 한계 효용은 점점 줄어든다는 법칙.
와인은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걸가? 왜 금요일만 되면 와인이 그토록 술술 잘 들어가는 걸까.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는 왜 꼭 라면이 땡기는 걸까. 토요일은 여느 때처럼 대충 간편식으로 해결.
일요일 오전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남편이 먼저 자진하여 블루베리 와플을 만들었고, 저녁으론 생으로는 별로 땡기지 않았던 우니를 넣어 파스타를 만들었다. 새로운 시도여서 그랬는지 파스타는 인기 폭발. 결국 다음날도 똑같은 파스타를 만들어 달라는 남편의 특별 주문까지 받았다. 여간해선 같은 메뉴를 연속으로 안 먹는 사람이 그런 주문을 하다니, 맛있긴 했나보다.
그래서 다음날 다시 또 만든 우니 파스타. 한 번 만들어 본 적이 있었다고 이번에는 더욱 수월하게 만들수 있었다. 집에 카펠리니 면 밖에 없어 이틀 다 같은 면을 썼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조금 더 두꺼운 스파게티니 면을 써보고 싶다. 샐러드는 블랙빈 소스로 볶은 돼지고기와 함께.
화요일 메뉴는 닭가슴살을 넣은 버터치킨 커리. 유리병에 나오는 만들어진 VH 소스를 썼는데 인간적으로 달아도 너무 달다. 다음부터는 절대 사지 말아야지. VH Butter Chicken. 잊지 말자. 수요일은 허벅지살로 만든 닭갈비. 이제 닭갈비는 언제 해도 보장된 맛을 낼 수 있게 되어 뿌듯하다. 이번에는 남은 소스에 볶음밥까지 제대로 한국식으로!
새로운 팬을 사고 이번이 4번째 시도였던가. 노가미 생식빵 레시피를 활용한 식빵. 드디어 온도 맞추는데 성공을 한 건지 원하던 구움색을 내는데 성공했다. 아직도 약간 맛에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우선 안정적으로 일관성있게 굽는데 집중하자.
코스트코에서 사온 자랑스런 비비고 만두를 넣은 만두국!! 멸치 다시다 표고버섯으로 국물을 만들고 마지막에는 완전 푹 익은 토마토와 건조 메생이까지 투입했다. 음, 나쁘지 않아.
예전에 유튜브에서 본 정통 로마식 카르보나라 영상을 본 뒤 늘 시도해 보고 싶었다. 마침 기회가 되어 해본 까르보나라. 관찰레가 없어 베이컨을 쓰고 페코리노로마노가 없어 파마산 치즈를 썼기에 '제대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생각보다 맛이 그럴듯해 내가 하고서도 뿌듯했다. 앞으로 종종 해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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