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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what you eat is what you are

일주일 밥상 기록 #5

 

 

내 생일이 있던 주간이었다. 

생일을 축하 먹부림은 일주일이 넘게 지나도록 계속되는 듯하지만. 

2월과 6월에는 평소보다 더 비싸고 좋은 걸 일주일 넘게 먹는 풍습이 이제는 거의 가풍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올해 내 생일 주간의 시작은 석화로 시작했다. 

 

 

 

비포 앤 에프터. 무려 18개는 되는 굴을 둘이서 먹었다. 

 

 

원래 굴을 먹을 계획을 세운 건 아니었다. 

실은 홍합찜을 먹기로 하고 5파운드(2.4kg)나 되는 홍합을 사다 놓았는데 

Sobey's에 가니 업소납품용 굴을 한 박스에 $7.99에 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집 남자께선 신선한 자태의 그 굴을 보고 혹하셨고,

그 많은 굴을 까야 하는 노동과 부상 위험도 망각하신 채 

호기롭게 한 박스를 집어 드셨다. 

나야 뭐, 가만히 먹기만 하면 되는 수혜자이니 못 본 척 오케이! 

 

 

 

 

 

 

물론 원래 계획한 홍합도 안 먹을 수 없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말 그대로 안 먹을 수가 없다. 

하루이틀 두기가 무섭게 상할 수 있는 것이 이곳의 해산물이니. 

역시 홍합이 맛있는 계절이니 만큼 홍합은 별미였고, 

그렇다고 저 많은 걸 다 먹어치우지는 못했으니

please don't judge me....;;;; 

 

 

그러나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저 와인이었다. 

한시적 행사 상품으로 들어온 와인이어서 궁금증에 사보았는데

일본에서 자주 마시던 내추럴 와인의 풍미와 맛이 느껴져서 

우리 둘 다 절로 옛추억에 젖고 말았다. 

우마니 론키의 Fonte Del Re Lacrima di Morro d'Alba 

이탈리아어로 눈물이라는 뜻의, 흔하지 않은 Lacrima 품종을 쓴 와인으로 

우리를 향수에 젖게 한 그 맛은 오래 이어져온 이 포도나무의 과실에서 비롯된 걸까. 

없어지기 전에 몇 병 더 사다 놓자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입을 모았다. 

 

 

 

 

 

실은 가리비 관자도 어제 먹으려고 미리 샀던 것. 

석화에 밀려 결국은 다음날 밥상으로 밀려난 비운의 관자.

우리집 양반이 Ferryland라는 곳에 취재차 갔다가 가리비라면 또 혹해서 사오셨다.

솔직히 말하면 난 너무 기름져서 딱 한두 개 먹고 나면 그만인데

내 생일 핑계로 사온 걸 뭐랄 수도 없고. 

샐러드를 만들어서 관자 버터 구이의 기름짐을 만회하는 자구책을 찾을 수밖에.

 

 

 

 

 

 

일요일 아침과 저녁. 저녁에는 시누네 집에 초대 받아 또 생일상을 받았다. 

제부가 밤새 바비큐로 브리스킷을 구웠다는데 고기샷은 어쩌다보니 찍지 못했고

 접시에 담긴 사진만 하나 찍고 먹고 마시느라 바빴다. 케이크 사진도 못 찍고..

 

 

 

 

 

 

어제 받은 생일 케이크를 커피 한 잔과 함께 월요일 아침 식사로... 

미소를 넣은 머드 케이크이다.

생일날이면 머드케이크를 만들어주는 게 전통이 된 듯. 

거기에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려고 미소 넣는 버전을 찾았다고 했다.

고기 메인은 그만 먹고 싶은 내가 만든  에그누들 저녁. 

 

 

 

 

火曜日는 세일하는 닭을 사다 놓아서 로스트 치킨. 

 

 

 

처음으로 받아본 남편표 미역국과 아침 일찍 공수해온 남이 만든 페이스트리.  

 

생일 저녁상

 

 

 

 

 

 

Stirfry와 reconstructed scalloped potat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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